씨알콜렉티브, 김도희 개인전 '씨가 말랐대' 오는 8월 13일 개최

여성 범죄를 방조하는 제도 및 국가에 대한 비판적 메시지

이동현 승인 2020.07.29 11:54 의견 0

 

김도희_씨가 말랐대Ⅰ_18인의 여성이 찍은 사진 18장_디지털 프린트_2020 [사진=씨알콜렉티브 제공]


[나눔경제뉴스=이동현기자] 씨알콜렉티브(CR Collective)는 김도희 개인전 ’씨가 말랐대(Signs of Extinction)’를 오는 8월 13일부터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 김도희는 근래 동시다발적으로 보도된 여성 대상 범죄로 누적된 고통과 좌절이 역치에 도달한 여성들의 신체적 변화로 '씨가 마름,' 즉, 생식 활동을 포기해버린 몸을 제시하며 이와 같은 범죄를 방조하는 제도 및 국가에 대한 비판적 메시지를 담는다.

김도희는 주관적인 감정을 수면 위로 떠올려 직설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전시를 관통하는 테마는 분노이며, 분노한 여성들의 공동 작업이 전시의 주축을 이루고 있다. 작가가 모집한 여성 예술가들이 함께한 사진 및 영상 작업은 신체에 대한 존엄성과 성적 주체성을 확인함과 동시에 여성연대를 이루게 된다. 현 상황에 대한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타개 의지와 함께, 작가는 예술의 추상적 가치보다는 현실적이고 직접적인 발화를 중심으로 삼고 집단적 분노는 저항적 의식으로 발전한다.

김도희_씨가 말랐대Ⅰ_18인의 여성이 찍은 사진 18장_디지털 프린트_2020 [사진=씨알콜렉티브 제공]


‘씨가 말랐대 Ⅰ’는 이번 전시의 취지에 공감한 20대부터 60대까지의 여성예술가들이 함께한 사진 작업이다. 18인의 여성이 개인적으로 촬영한 이 작품은 생산에 대한 거부로 여성의 생식 기능, 즉 난자와 체액을 흘려버리는 공통적인 상황을 담았다. 여성 스스로가 잉태하기를 거부하는 모습은 임산부가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태내 아기가 스스로 사라져버리는 현상과 닮아있다. 태어나지 않은 생명에 대한 가능성, 그리고 여성 자신의 안전을 위해 생산의 가능성을 지운 몸은 출산과 육아에서 벗어나 주체성을 획득하게 된다.

김도희_씨가 말랐대Ⅱ_강강술래_싱글채널비디오, 컬러, 사운드_2020 [사진=씨알콜렉티브 제공]


‘씨가 말랐대 Ⅱ’는 ‘씨가 말랐대 Ⅰ’에 참여했던 여성 예술가들 중 일부가 함께한 작품으로, 전통 놀이인 강강술래를 모티프로 한 단 채널 영상이다. 생식기능을 포기하고 오롯이 자신만을 위한 몸으로 다시 태어난 여성들이 원을 그리며 춤을 추는데, 이는 다시금 여성 연대를 몸으로 느끼는 기회로 작용한다. 전통적 강강술래는 힘이 많이 드는 춤이기에 젊은 여성, 즉 가임기 여성을 위한 춤이었다면 본 퍼포먼스에서는 여성의 권력과 원초적 힘을 드러낸다. 머리카락과 치맛자락이 휘날리도록 빠르게 걷는 맨발의 강강술래는 마치 주술적 의식으로 보이기도 하며 동시에 들리는 중얼거림, ‘씨가 말랐어’와 함께 여성이 사람 귀한 줄 모르는 세상에 내리는 저주가 된다.

‘쌍시옷’은 본 전시의 시발점이 된 최근 두어 달 간의 성착취와 성폭행 관련 뉴스, 그리고 SNS에 올라온 이에 대한 반응들로 구성된 텍스트 설치 작업이다. 된소리인 쌍시옷은 보통 욕설 앞 음절에 사용되고, 가슴팍을 답답하게 하는 무언가를 밀어내듯 숨을 뱉는 식으로 발음된다. 리드미컬한 영상과 함께 피켓 또는 해시태그 운동에 쓸 수 있는 구호들로 이루어진 ‘쌍시옷’ 앞에서 김도희는 가슴 속 바람 빼기를 제안한다. 전시는 9월 23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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