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조선, 우태경 개인전 '드로잉들의 그림' 展 개최

자신만의 독특한 가공방식을 거쳐 완성한 신작 회화 20여점 선보여

이동현 승인 2020.07.29 11:37 의견 0
직전, Oil and digital print on canvas, 60.6x60.6cm, 2019 [사진=갤러리조선 제공]


[나눔경제뉴스=이동현기자] 갤러리조선은 29일부터 8월 20일까지 우태경(WOO Tae kyung) 개인전 ‘드로잉들의 그림’을 개최한다. 작가는 휴대폰이나 웹에 떠도는 이미지를 차용하여 그림의 재료로 삼음으로써 온라인과 오프라인 혹은 가상과 실재의 경계가 와해된 오늘날 회화의 의미에 대해 다시금 질문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갤러리조선에서 두 번째 개인전으로 웹상의 드로잉 조각들로부터 시작하여 자신만의 독특한 가공 방식을 거쳐 완성한 신작 회화 20여점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를 위해 작가는 기존의 관심을 이어가는 한편으로 익명의 드로잉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웹상에는 사진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그린 다양한 종류의 그림도 있다. 작가는 이 드로잉들의 한 부분을 차용하여 역시 같은 방식으로 그림을 그려나갔다. 애초에 참조된 대상이 드로잉 이었으므로 이번 전시의 그림들은 상대적으로 조금 더 "회화적"으로 느껴진다. 하지만 중간 중간 드러나는 인쇄의 흔적들은 기계적 제작과정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면서 인쇄된 부분과 그려진 부분 사이에 드러나는 연관성과 차이점을 발견하는 재미를 유발한다.

전시는 8월 7일 목요일에 흥미로운 변화의 국면을 맞이한다. 작가는 전시 도중인 이 날 몇몇 작품의 배치를 변경하여 전시장 풍경의 변화를 만들어낸다. 모서리가 상단을 향하여 걸린 정사각형 그림이 바른 형태로 걸리는가 하면, 반대로 바르게 걸려 있던 그림이 비뚤게 걸리기도 한다. 한데 모여 있던 작품들이 퍼지거나 그림 사이의 간격이 조정되기도 한다. 작가는 스스로 작품의 위아래를 구분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작품을 설치하는 사람들이 작품 뒤에 적힌 캡션을 보고 위아래를 구분하는 상황이 흥미로워서 이번에는 설치 형태를 직접 바꾸는 상황을 연출해보고 싶었다고 한다.

무제_46, Oil and digital print on canvas, 45.5x45.5cm, 2019 [사진=갤러리조선 제공]


우태경의 기존 전시와 구별되는 이번 전시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다소 긴 형태의 제목을 포함하는 그림들이 나타난다는 점이다. 기존의 작업이 같은 제목의 연작으로 이루어지거나 ‘무제’라는 제목을 가지고 있었다면, 이번 전시에는 가령 ‘미소년 노인의 금빛 드로잉 일기’(2018)에서와 같이 다소 긴 형태의 수수께끼와 같은 제목을 가진 작품들이 포함된다. 이는 우태경이 각각의 그림을 위해 참조한 드로잉 이미지를 보고 떠올린 단어들을 나열한 것이라고 한다. 이미지 간에 연관성이 없으므로 제목은 당연하게도 말이 되지 않는 수수께끼와 같은 형식을 가지게 된다.

이와 같은 제목의 형식은 분절적인 연결이라는 점에서 오늘날 우리가 SNS상에서 대화하는 방식을 닮아 있다. 새로운 시대의 미디어 표면 위에서 우리는 서로 연결되어 있는 듯 보이지만 사실상 각자의 피드 상에서 분절된 채 대화한다. 각기 다른 사람의 피드에 올라온 드로잉의 파편 사이에서 부유하듯 움직이는 우태경의 붓질은 이와 같은 대화의 형식을 시각화하는 한편으로 이것이 보편화된 오늘날 회화의 적절한 모습에 대해 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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